그리운 이름 (父心)
새벽별 안고 나가시던 골목으로
저녁별 보고 들어오시길
얼마를 하셨을까요.
20년을 그렇게 키우셨는데
-
1996년 4월 작고하신 부친을 그리며 지었던 글이다.
지금도 당신이 그립네요.....
부처님 전 향하겠다는 고집을 껶지 못하시고
끝끝내 뒤돌아서시는 눈에
한자욱 안개가 흐리는 것 같았습니다.
어떤지 궁금해 오셨다가
부처님 전 예배하고 돌아서시며
마디마디 굵으신 손으로 꼭 잡아주시고
´몸 조심해요´
늦은 열차시간 마음 바쁠 때
평생 잡으신 핸들
이 몸 위해 영업도 속도도 잊으셨네
개찰구 향해 달려가는 뒤에다
´볼 일 잘 보고 와요´
당신의 넓고 큰 그늘
미처 가슴으로 헤아리지 못했는데
머린엔 흰 눈이 차곡차곡 쌓이고
굵으신 손에는 주름이 패이기 시작했지요.
당신의 자리가 너무나 컸나 봅니다.
새록새록 넓어지고 커지기만 합니다.
병마의 고통이 엄습해 왔을 때
말없이 정근하시는 당신께
두 손 꼭 잡아 드리는 것밖에
할 수 없었는데....
가시는 뒤안길에도 끝끝내
부르지 못한 이름
출가 이후 불러보지 못한 그 이름
이제는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
아버지.
아버지!!
오늘 무척이나
당신이
그립습니다.